제82장바람이 성긴 대숲에 불어와도 바람이 지나가고 나면 대숲은 소리를 남기지 않고 기러기가 차가운 연못을 지나가도 기러기가 가고나면 연못은 그림자를 남겨두지 않는다. 그러므로 군자는 일이 다가오면 비로소 마음에 나타나고 일이 지나가고 나면 마음도 따라 비게 되느니라. <원문原文>風來疎竹(풍래소죽)에 ..
제81장기상은 모름지기 높고 넓어야 하지만 허술하거나 거칠어서는 안되고 마음은 모름지기 치밀해야 하지만 자잘해서는 안되며 취미는 모름지기 깨끗하고 맑아야 하지만 치우치거나 너무 메말라서는 안되고 지조를 지킴은 모름지기 엄하고 밝아야 하지만 과격해서는 안되느니라. <원문原文>氣象(기상)은 要高..
제80장아직 착수하지 않은 공을 도모하는 것은 이미 이룩한 공을 지키는 것만 못하고 이미 지나간 허물을 후회하는 것은 앞으로 닥쳐올 잘못을 막는 것만 못하리라. <원문原文>圖未就之功(도미취지공)은 不如保已成之業(불여보이성지업)이요 悔已往之失(회기왕지실)은 不如防將來之非(불여방장래지비)니라 <..
제79장귀와 눈으로 보고 듣는 것은 외부의 적이고 정욕과 의식은 내부의 적이다. 다만 마음의 주인이 맑게 깨어 있어 흐려지지 않고 중당(中堂)에 홀로 앉아 있는다면 적이 문득 변하여 집안 사람이 되리라. <원문原文>耳目見聞(이목견문)은 爲外賊(위외적)이요 情欲意識(정욕의식)은 爲內賊(위내적)이니 只是..
제78장ㅅ람이 일단 사사로운 이익을 타매는 마음이 생기면 문득 강한 기운이 꺾여 나약해지고 ㅈ혜가 막혀 어두워지며 은덕이 변하여 가혹해지고 깨끗함이 물들어 더러워져서 한평생의 인격을 파괴시키고 만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탐내지 않는 것을 보배로 삼았으니 이것이 세상을 초월하는 방법이니라. <원문原文..
제77장수레를 뒤엎는 사나운 말이라도 길들이면 부릴 수가 있고 마구 튀어 오른 쇳물도 마침내 틀 속에 넣을 수 있다. 다만 한결같이 우유부단하여 떨쳐 일어나지 않으면 곧 평생토록 아무런 발전도 없을 것이니라. 백사(白沙)가 말하기를 “사람들에게 병 많은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평생동안 병없는 것이 나의..
제76장더러운 땅에는 초목이 많이 자라지만 맑은 물에는 언제나 고기가 없느니라. 그러므로 군자는 마땅히 때묻은 것을 감싸고 더러운 것을 받아들이는 아량을 지녀야 하며 깨끗한 것을 좋아하여 홀로 행하는 지조를 가져서는 안될지니라. <원문原文>地之穢者(지지예자)는 多生物(다생물)하고 水之淸者(수지청..
제75장마음은 비어있지 않으면 안되니 비어 있어야 의리가 와서 산다. 마음은 차 있지 않으면 안되니 차 있어야 물욕(物慾)이 들어오지 못한다.<원문原文>心不可不虛(심불가불허)일지니 虛則義理來居(허즉의리래거)하며 心不可不實(심불가불실)일지니 實則物欲不入(실즉물욕불입)이니라. <해의解義>사람..
제74장하나의 괴로움과 하나의 즐거움을 서로 연마하여 연마 끝에 이룩한 행복이라야 그 행복이 비로소 오래가고 하나의 의심과 하나의 믿음을 서로 참작하여 참작 끝에 이룩한 지식이라야 그 지식이 비로소 진실한 것이니라.<원문原文>一苦一樂(일고일락)을 相磨練(상마련)하여 練極而成福者(연극이성복자)라..
제73장천리(天理)의 길은 매우 넓어 조금만 마음을 여기에 두어도 가슴 속이 문득 넓고 명랑해짐을 깨닫게 되나 인욕(人欲)의 길은 매우 좁아서 조금만 여기에 발을 들여놓아도 눈앞이 모두 가시밭이요 진창이 되고 말리라.<원문原文>天理路上(천리로상)은 甚寬(심관)하여 稍游心(초유심)이라도 胸中(흉중)이 ..
제72장천지의 기운이 따뜻하면 만물을 자라게 하고 차가우면 죽게 한다. 그러므로 성정과 기질이 맑고 차가운 사람은 복을 받아 누림도 차고 또한 박하다. 오직 온화한 기질과 뜨거운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야 그 복도 두텁고 또한 그 은택이 길리라.<원문原文>天地之氣(천지기기) 暖則生(난즉생)하고 寒則殺(한..
제71장열마디 말 중에 아홉이 맞더라도 신기하다는 칭찬은 없지만 한 마디만 어긋나도 탓하는 소리가 사방에서 모여들고 열가지 계획 중에 아홉가지가 성공하더라도 공이 돌아오지 않지만 한 가지 계획만 실패해도 비난의 소리가 떼지어 일어난다. 군자가 차라리 침묵할지언정 떠들지 않고 차라리 서툰 척할지언정 재..
제70장행복은 마음대로 부러들일 수 없으니 즐거운 마음을 기름으로써 복을 부르는 근본으로 삼을 따름이요, 재앙은 마음대로 피할 수 없으니 살벌한 기운을 없앰으로써 재앙을 멀리하는 방도를 삼을 따름이니라.<원문原文>福不可徼(복불가요)니 養喜神(양희신)하여 以爲召福之本而已(이위소복지본이이)..
제69장성질이 조급한 사람은 타는 불과 같아서 만나는 것마다 태워버리고 은덕이 적은 사람은 얼음처럼 차가와 닥치는 것마다 반드시 죽여 버리며 마음이 막혀 고집스런 사람은 죽은 물이나 썩은 나무와 같아서 생기가 이미 끊어져 버렸으니 이 모두 공적을 세우고 복을 누리기 어려우리라.<원문原文>燥性者(조..
제68장하늘의 기미는 헤아릴 수가 없어 억눌렀다가는 펴고 폈다가는 억누르니 이 모두 영웅을 우롱하고 호걸을 거꾸러뜨리는 짓이다. 그러나 군자는 운명이 역(逆)으로 와도 다만 순리로 맞이하며 편안하게 살 때에 위험을 생각하니 하늘도 또한 그 재주를 부릴 수 없으리라.<원문原文>天地機緘(천지기함)은 不..
제67장악한 일을 하면서도 남들이 알까 두려워하면 악한 중에도 오히려 선의 길이 있고 착한 일을 하면서도 남들이 알아주기를 서두른다면 선함 속에 곧 악의 뿌리가 있으리라.<원문原文>爲惡而畏人知(위악이외인지)는 惡中(악중)에 猶有善路(유유선로)요 爲善而急人知(위선이급인지)는 善處(선처)에 卽是惡根(..
제66장사람들은 명성과 지위만이 즐거운 것인줄 알고 명성도 없고 지위도 없는 것이 진짜 최상의 즐거움인 줄은 모른다. 사람들은 배고프고 추운 것만이 근심인 줄 알고 춥지도 않고 배고프지도 않은 것은 더욱 심한 근심인 줄은 모른다.<원문原文>人知名位爲樂(인지명위위락)하고 不知無名無位之樂(부지무명무..
제65장마음 바탕이 밝으면 어두운 방 안에도 푸른 하늘이 있고 생각이 어두우면 밝은 대낮에도 악귀가 나타나리라.<원문原文>心體光明(심체광명)하면 暗室中(암실중)에도 有靑天(유청천)하며 念頭暗昧(염두암매)하면 白日下(백일하)에도 生厲鬼(생려귀)니라 <해의解義>마음 바탕이 밝고 환하면 양..
제64장명리를 탐한 마음을 뿌리뽑지 못하는 사람은 비록 천승(千乘)을 가벼이 여기고 한 표주박의 물을 달게 여길지라도 사실은 세속적인 정에 떨어져 있는 것이요, 객기를 융화시키지 못한 사람은 비록 은혜를 끼치고 만 대에 이익을 줄지라도 끝내 부질없는 재주에 그치게 될 것이니라.<원문原文>名根未拔者(..
제63장기기(敧器)는 가득차면 엎어지고 박만(撲滿)은 비어 있음으로써 온전하다. 그러므로 군자는 차라리 무(無)에 살지언정 유(有)에 살지 않으며 차라리 모자라는데 있을지언정 완전한 곳에 있지 아니하느니라.<원문原文>敧器(기기)는 以滿覆(이만복)하고 撲滿(박만)은 以空全(이공전)이니라. 故..